
들꽃 피는 마을
최원현
경기도 안산의 '들꽃 피는 마을'은 집을 나와 거리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을 데려다 가정을 이루고 삶을 살게 하는 마을이랍니다. 가정이 있으나 가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아예 그런 가정이 없어 거리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 모두가 큰 상처를 갖고 사는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와 집을 제공하고 그들과 함께 삶을 사는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손길들이 있는 마을입니다. 마을이래야 건물 하나에 여러 가족 구성이 한데 들어 있기도 하고, 동네에 방 한 칸을 얻어 생활을 하는 정도입니다만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T.V 프로에 소개된 이 마을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나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우리 삶의 주위에서 상처받고 소외되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들꽃 피는 학교, 들꽃 피는 마을은 돌보는 이 없어도 자라는 들꽃 같은 아이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 관심을 갖고, 보아주는 이 있다고 말해주고, 또 믿는, 그런 믿음과 사랑을 주어 들꽃처럼 비바람을 이겨내며 살아가게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데 들꽃 피는 마을은 바로 그렇게 사랑을 나누는 기쁨의 크기를 아는 곳이었습니다. 마을 이름이 '들꽃을 피우는 마을'이 아니라 그냥 '피는 마을'인 것도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들꽃의 향기만큼 싱그럽고 강한 향기를 낼 수 있는 꽃이야말로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꽃일 것입니다. 그래서 들꽃 피는 마을의 꽃향기는 천리향(千里香), 만리향(萬里香) 보다도 멀리 가는 사랑의 향기가 될 것입니다. 코로 스며드는 향기가 아니라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그런 향기입니다. 무던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들꽃이지만 사랑의 손길이 조금만 보태지면 더욱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들꽃은 그 향기가 아주 은은하게 멀리까지 오래도록 퍼지는 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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