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수필들/꿈의 향기

웰빙 시대 새 풍속도

늘샘 2004. 8. 5. 09:41
[향기의 샘] 웰빙 시대 새 풍속도
Update : 2004-07-06

근래 문화의 화두는 단연 웰빙(well-being)이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 안녕, 복지’이지만 말 그대로 풀이하면 ‘잘 먹고 잘 살기’에 해당된다.

 

오랜 세월을 우린 먹는 것 해결을 못해 고통과 설움을 많이 당해 왔다. 그래서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인사조차 ‘아침 진지 잡수셨습니까?’ ‘점심 드셨습니까?’ ‘밥 먹었느냐?’ 등 먹는 것이었다.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요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최근의 화두인 ‘웰빙’은 보다 좋은 먹을거리, 곧 삶의 질 향상과 건강과 품위를 동반하는 식문화의 잘 먹음을 뜻한다. 또한 ‘잘 살기’도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달려가던 보보스(bobos)족의 삶에서 발전해 몸과 마음이 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보다 선진화된 라이프 스타일인 것이다.

 

7월 들어 시작된 본격적인 주 5일 근무는 이런 욕구에 활력소가 되어 달라지는 풍속도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여가 문화의 활성화는 밤이고 낮이고 일하는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최소한 이틀간의 휴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각종 행사도 금요일에서 목요일이나 수요일로 앞당길 것이다.

 

노동 집약적 산업은 더 힘들어지겠지만 관광, 레저, 게임 등 업계는 활짝 웃을 것이다. 2박 3일이나 3박 4일의 여행, 개인의 취미와 가족 간의 생활을 전제로 한 각종 이벤트성 상품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응하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불균형과 부조화를 조화롭게 어우를 때 진정한 의미의 웰빙 문화가 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얼마나 지혜롭게 서로를 어우를 수 있을지, 얼마나 즐겁고 맛있게 먹고, 보람 있고 유익하게 시간을 갈무리할지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일도 더 열심히 하고, 1대 6의 휴식 문화를 2대 5의 풍요로운 여가 문화로 전환시켜 나가는 것, 그 속에서 사는 멋과 사는 맛이 넘치는 웰빙 문화의 새로운 풍속도를 기대해 본다.

 

 

최원현│수필문학가. 칼럼니스트 http://essay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