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은 자기부터라고 합니다. 자기를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일 때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자기를 제대로 사랑하지 않고는 그 어떤 다른 것도 참으로 사랑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자기를 인정하는 것이니 자신에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IMF 환난 전에는 직장이 있고 자기 집을 가진 정도면 너나없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자부했습니다. 그래서 다 중산층이냐며 중산층이 너무 많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누구도 당당하게 중산층이라고 나서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고 자신의 삶이나 소득 수준의 달라짐이 거의 없는 사람까지도 중산층이라고 생각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씀씀이가 줄어들고 마음의 여유 또한 없어져 버렸습니다. 무언가 모르게 초조해지고 왠지 당당해질 수 없는 나, 뭔가에 불안해 하던 사람들은 사오정·오륙도 등의 신조어들이 커다란 검은 입을 벌리고 사람들 앞에 버텨 서자 순식간에 새파랗게 주눅이 들어버렸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자랑스런 마음에 앞서 뭔가 부끄럽고 초라해진 나를 보게 된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가 뭐라든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라고 인정하게 하는 자기 사랑일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아주 강하지는 못하더라도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결코 부끄럽지 않은 나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나를 높인다는 것은 교만함이 아니라 나에 대한 당당함을 찾는 것이요, 내 위치에서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확보하는 일입니다. 행복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세상의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가치 있고 대단한 존재입니다. 그런 나를 높이기에 주저하거나 소홀해선 안 됩니다. 자랑스러운 나, 누구보다 훌륭한 나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회복할 때 나는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누구보다도 필요하고 특별한 존재로서 가장 나다워질 것입니다.
최원현│수필문학가. 칼럼니스트 http://essaykorea.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