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뵙고싶어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씀 없이 웃고만 계시는 선생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만 더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평소에가장 좋아하시던 사진을 영정으로 모셨다는 가족들 설명을 들으며 그 사진 속에서 웃고 계시는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사랑하는 남은 가족과 인사를 하고 선생님 이름으로 대접하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은 이렇게 가는 것이 인생인데 이렇게 하나 둘 말릴 수도 없이 가고 마는 것이 인생인데 그 속에서 선생님을 또 보내고 마는데 우리도 머지않은 장래에 뒤따를 것이라는 약속만 남기고 한동안 웃고 살겠지요.
오늘은 부러 혼자 왔습니다. 오후에 같이들 가자는데 그냥 혼자 가만히 와서 뵙고 가고 싶었습니다. 가신 분 앞에서 우린 이렇게 살아있다고 위안이라도 받는 것만 같아 그게 송구스럽고 마치 산자들의 잔치 같아 보이는 그게 싫어서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도 있어서 선생님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떡도 있고 과일도 있고, 가난한 문인들한테 부의금 받지 말라고 하신 선생님도 문인이신데 이 엄청난 대접을 하고 가시는군요.
덕택에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선생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억속에 남는다는 것이 아닐런지요. 가셨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오히려 따뜻한 분위기, 그래서 우리는 슬프지 않게 선생님을 배웅할 수가 있습니다.
귤 하나를 손에 쥐고 살짝 힘을 주어봤습니다. 거기서 전해지는 과육의 감촉은 겉껍질에서도 속살이 느껴집니다.
따님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땅에 오셔서 그 숱한 아픔과에 절망을 가슴을에 품으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로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던 그 마지막 손길과 마음을 우린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문학은 바로 선생님 자신이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우리와 언제까지고 함께이실 것입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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