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수필들/마음의 향기

[스크랩] 봉주르에서 - 늘샘 최원현

늘샘 2011. 12. 5. 13:31

 

 

봉주르에서

 

 

늘샘 최원현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으면

강이 열리고

강바람 따라

그이의 숨결이 다가오는 곳

 

새벽 물안개로 눈 씻고

눈 뜬 아침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에

작은 이야기가 떠간다

 

항아리 수제비에

커피 한 잔을 곁들며

햇빛 받아 빛나는

물결 은어를 세노라면

 

누군가

남겨두고 간 모닥불 속에

이쁜 추억 하나가

수줍듯 고개를 내미는 곳

 

사랑한다고

사랑하노라고

서로 손을 잡고

철길을 돌아 다시 이르면

우린 또 새 사랑으로

또 한 사랑을 시작합니다.

 

우편함 속엔

누구의 편지가 들어있을까

나무껍질 울타리엔 지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며있고

풍성한 두 부부와 딸 사이에서

찰깍 사진 한 장 찍고 나면

 

다시 그리운 곳

그리워지는 곳 사랑스러운 곳

봉주르에선 그렇게

사랑과 추억이 익어갑니다.

 

2011. 12. 5.

 

 

 

 

출처 : 팔당 봉주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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